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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리뷰

<클래식 The Classic, 2003> 첫사랑 영화의 클래식

<클래식 The Classic, 2003>

 

클래식 The Classic, 2003

감독: 곽재용
출연: 손예진(지혜/주희), 조승우(준하), 조인성(상민)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얼마 전에 슈가맨 3에서 자전거 탄 풍경이 출연하면서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열창해주셨고, 인터뷰 장면에서 노래와 함께 <클래식>의 유명한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다시 한번 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첫 리뷰 작품으로 <클래식, 2003>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클래식> 보다 <건축학개론>을 먼저 봤습니다.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에는 영화관에 가기에는 어렸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보지 못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건축학개론>이 개봉했었고, 개봉 당시에 많은 분들이 이 영화와 비교를 했었고 지금도 '첫사랑 영화'라고 하면 두 작품이 항상 나오는 것 같습니다.

 

<건축학개론 Architecture 101, 2012>를 친구들과 함께 보고 나왔을 때, 친구들은 정말로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한가인, 수지가 첫사랑의 상대로 나왔는데 안 좋았을 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 저도 '기억의 습작'과 함께 영화가 정말 재밌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클래식>을 보고 '아.... 이게 클래식이구나'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하나 주옥같은 장면들과 조승우, 손예진 배우분들의 젊었을 때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조승우 배우는 젊을 때도 이렇게 섬세한 연기를 잘하는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리뷰를 작성한 것이기에 이 부분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다면 영화를 보고 읽어주시면 감사합니다!

처음 리뷰를 시작하는 것이다 보니 오류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 달아주시고 다른 의견 말해주셔도 정말 좋습니다.

 

황순원의 <소나기> 모티브


<클래식>은 곽재용 감독이 인터뷰에서 '소나기의 주인공 소녀가 병에 걸려 죽지 않았다면'이라는 모티브를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국회의원의 딸과 시골 소년의 만남이라는 설정만 보아도 비슷하고, 가장 유명한 비를 피하는 장면 또한 영화의 과거 부분은 시대적 배경상 복장이 거의 소나기의 장면을 연상하게 됩니다.

 

 

모두를 설레게 했던 명장면, 명대사


"저기 있는 건물을 원두막이라고 생각하고 뛰는 거야."

 

이 장면은 정말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모두를 설레게 했습니다. 슈가맨에서 자전거 탄 풍경분들이 처음 영화를 봤을 때 노래가 쏟아지는 것 같다고 말하셨는데 이 표현이 정말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비와 함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노래가 정말 잘 어울리고 두 배우의 뛰어난 미모가 돋보이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이 장면은 연세대학교에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이 장면이 상민(조인성)이 우산을 일부러 두고 지혜(손예진)에게 온 것을 듣고 속마음을 알게 된 후에 상민에게 달려가는 장면에서도 다시 한번 이 노래가 나왔습니다.

 

"우산이 있는데 비를 맞는 사람이 어디 저 하나뿐이에요?"

 

 

파병에서 돌아온 후 카페에서 재회하는 장면

전쟁에서 시력을 잃어버려서 주희(손예진)와 만나기 전에 이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미리 동선까지 연습했던 준하(조승우)는 주희가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 결혼을 했다고 알립니다. 하지만 울고 있는 주희를 보지 못한 준하는 건강해 보인다는 말을 하며 시력을 잃은 것을 완전히 들켜버리게 됩니다.

 

주희 "나 어때 보여? 나 지금 울고 있어, 눈물 안 보여? 왜 숨겼어 앞을 못 본다는 거"

준하 "거의 완벽했는데, 해낼 수 있었는데. 어젯밤에 미리 와서 연습 많이 했었거든.."

 

눈이 안 보이는 채 목숨 걸고 지켜왔던 목걸이를 돌려주려 하지만 주희가 준하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며 서로 우는 장면은 정말 슬픈 장면이었습니다. 또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노래도 이 장면에서 정말 적절하게 사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결말


주희(손예진)는 결국 준하(조승우)의 친구인 태수(이기우)와 결혼하게 되고 지혜(손예진)를 낳게 됩니다. 나중에 준하가 죽고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강에 유골이 뿌려질 때 아들을 남기고 죽은 사실이 주희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지혜가 좋아하던 상민(조인성)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마음을 알게 된 지혜는 주희와 준하가 처음 만난 강으로 데이트를 오게 되고, 이때 상민이 주희의 목걸이를 지혜에게 걸어줍니다. 상민은 준하의 아들이었던 것입니다. 비록 주희와 준하는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둘의 사랑이 자식들에게서 이루어지게 된 것이죠.

 

 

주희와 준하의 얘기는 애틋하고 슬픈 결말이었지만 자식들이 이어진다는 것에서 나름 행복하게 결말이 이루어져서 슬픈 것을 위로해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현재와 과거를 손예진이 1인 2역을 했기 때문에 두 번 다 이루어지지 않는 것보다는 지금의 결말이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과거의 이야기만 풀었다면 슬픈 결말로만 이어졌을 것 같습니다.

 

<클래식>은 정말 제가 본 한국 로맨스 영화에서는 가장 정석적인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티브로 삼은 소설 자체도 워낙 유명한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또한 주인공들의 연기와 정말 적절한 OST 사용이 좋았습니다.

 

 

태양이 바다에 미광을 비추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희미한 달빛이 샘물 위에 떠있으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 괴에테

 

상민이 지혜에게 준 편지 속 괴테의 시 문구입니다. 옛날 영화들을 보면 이런 편지들에 좋은 글들과 시를 주고받는 장면들이 나오는 것이 많습니다. 저도 나이를 점점 먹어갈수록 이런 감성을 글로 표현해서 주고받는 것들이 정말 순수하고 아름다운 장면들 같습니다. 요즘에는 종종 오글거린다는 말로 이런 감성적인 표현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저도 이제 시작이지만 계속해서 글을 써보면서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서도 공부해보고, 제 감정을 글로 표현해낼 수 있도록 해보려 합니다.